왜 당신의 PT 슬라이드는 저키(jerky)하게 보이는가?

 

작하면서...


안녕하세요. 이 것이 제 PT design 블로그에 올리는 첫 번째 디자인 노하우가 되겠네요. 우선 저키라는 단어가 생소하실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저키는 영어로 jerky는 육포를 뜻하는데 예전에 학부과정중에 오레곤 주립대학인가에서 오신 Ben Lee [1] 라는 교수분께서 멀티미디어 영상쪽 수업을 하시면서 화면이 거칠게 나오면 "참 저키하죠?" 이러면서 그 예쁘지 않게 출력되는 화면을 표현 하시곤 했습니다. 이 분의 아버지께서 외교관이었나 그러셔서 어렸을 때 부터 외국에서 사셔서 그런지 영어를 한국어보다 훨씬 잘 했지만 그래도 한국어도 곧 잘 하시던 분이어서 위와 같은 표현을 하지 않으셨나 생각됩니다. 이후로 저도 이런 영어식 표현(? - 딱히 좋은 것은 아니지만)이 가끔 더 와닿을 때 마다 가끔 혼자서 예전의 생각이 납니다. 오늘 다뤄볼 내용도 대부분의 PT가 저키하게 보이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파워포인트는 글씨의 윤곽선 보정(AA:Anti-Aliasing [2])이 되지 않는가?


사실 마스터피스와 졸작들의 차이는 작은 디테일에서 부터 시작됩니다. 자신의 PT슬라이드 중 아무거나 하나를 떠올려보면 슬라이드중 가장 작은 구성요소는 '단언컨대' 본문 텍스트일 것입니다. 크면 20pt에서 작으면 12pt정도까지 천차 만별입니다. 또한 가장 작지만 화면에서 다른 그림이나 장식과 같은 다른 구성요소들 만큼 많은 부분을 구성할 정도로 그 숫자가 많습니다. 이러한 텍스트에 AA가 파워포인트에서는 지원이 되지 않습니다. 이 것은 제가 처음 파워포인트를 접했던 97버전부터 2000, 2003, 2007, 2010을 거쳐 현재 2013버전까지 변하지를 않은 점입니다. 물론 AA를 적용하는 것이 시스템의 과부하를 초래하고 편집능률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최소한 옵션으로라도 지원을 해줘야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안바꿔줍니다. 덕분에 저는 2010, 2013버전을 열면서 가장 먼저확인한 것이 글씨에 AA가 지원이 되나하는 것의 여부였습니다. 아직까지도 안 바뀌었기 때문에 이렇게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겠지만 확실히 아쉬운 대목입니다. 저번 iOS7 컨셉 PT[3]의 예를 한번 보시도록 하겠습니다.

 

윤곽선 보정후/보정전 (좌/우)

 

딱히 설명을 안드려도 위의 예에서 보이시는 것 처럼 왼쪽과 오른쪽은 제법 차이가 납니다. 왼쪽은 아주 글씨가 미려한 반면 오른쪽은 참 저키하군요. 왜 이런차이가 나는 것은 명백히 텍스트의 윤곽선 보정을 안해줘서 그렇습니다. 그러면 결국은 이 멍청한 PowerPoint를 쓰는 죄로 우리는 수작업으로 윤곽선 보정을 해줘야한다는 것 입니다. 이런 망할. 심지어는 슬라이드쇼에서도 마찬 가지입니다. (인쇄물의 경우는 약간의 옵션이 있습니다.)

 

 

그래도 방법은 파워포인트 안에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가 코딩으로 파워포인트를 짜려면 백만년이 걸려도 힘들테니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 라는 질문에는 답이 파워포인트 안에 있습니다. 헛 웃음이 나기는 하지만 어쨋든 해결책이 있다니 그 것만 해도 어디입니까? 참 다행이지요. 우선 제가 많이 쓰는 방법으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텍스트를 마우스로 드래그해서 랩핑(Wraping)한다.

  2.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서 '텍스트 효과 서식(S)...'에 진입한다.

  3. 2013의 경우는 오른쪽에 텍스트 윤곽선 옵션으로 들어간다.

  4. 색은 현재 랩핑 된 텍스트와 같은 색상으로 맞춘다.

  5. 투명도는 70~80% 사이, 두께는 0.4~0.5pt로 조절한다.

 

PowerPoint 2013 에서는 밑의 그림과 같이 조절하시면 됩니다. 2010이나 2007의 경우는 따로 다이얼로그 박스가 떠서 좀 더 직관적으로 접근하실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왜 이런 방식으로 바뀐지... 특정 경우 단축키도 안먹고 오히려 불편합니다.)

 

 

이렇게 하고나면 처음에 보여 드렸던 예시의 왼쪽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에서와 같은 윤곽선 보정효과를 이러한 방식으로 누릴 수 있습니다. 또한 투명도와 두께의 조절로 좀 더 진한 글씨나 혹은 bold체가 없는 폰트같은 경우에도 보정에 응용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어떻게 보면 제작자의 취향(?)에 따라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점은 오히려 이득인 점도 있는 것입니다.

위의 예는 '중앙 세고딕'으로 텍스트 윤곽선의 두께와 투명도에 따라 어떻게 텍스트가 다르게 보이는 지를 보여줍니다. 사실 우선 윤곽선보정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가장 크고 그 다음으로는 투명도가 보이는 것에 상당히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일반적인 텍스트에는 얇고 투명한 쪽으로 설정을하고 제목이나 소제목같이 어느 정도 큰 경우에는 두께와 투명도를 상대적으로 높은 값으로 가져갑니다. 추가적으로 이러한 윤곽선보정이 되어 있는 텍스트 박스를 복사해서 쓰면 일일이 다시 작업할 필요가 없어서 편리하게 이런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결론


저는 PT를 수정하거나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들어올 때 개략적인 구성이후에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이 위와 같은 텍스트 보정작업입니다. 사실 이제까지 대부분의 경우 이런 것을 신경쓰는 사람조차 없어서 굳이 설명해야할 이유는 없었지만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고 미적인 관점에서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야에서건 저도 딱히 고수는 아니지만 이제까지 경험한 결과 분명히 고수와 하수의 차이는 작은 디테일에서부터 구분 됩니다. 보다 완벽하고 아름다운 PT 디자인을 위해서라면 윤곽선 보정을 반드시 신경쓰시길 바랍니다. 

 


[1] Ben Lee - http://eecs.oregonstate.edu/people/lee

[2] AA - http://en.wikipedia.org/wiki/Spatial_anti-aliasing

[3] iOS7 컨셉 - http://ptdesign.tistory.com/2